나눔의 기쁨, 나눌수록 더 커집니다


- 광명성애병원 성형외과 고성훈 후원자 -


고성훈 씨는 15년 넘게 꾸준한 기부로 연세의료원에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을 통해 의대 후배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다.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에 담긴 특별한 사연과 함께 그의 꾸준한 기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에 담긴 애틋한 사연


    고성훈 씨(연세의대 83년 졸업, 현재 광명성애병원 성형외과 재직)는

    2021년부터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의대 후배

    학업을 돕고 있다. 올해 1월까지 그가 후배들을 위해 쾌척한 

    장학기부금은 2억 1천만 원에 달한다. 매해 수천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이 장학금은 제 것이 아니라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자산” 이라며 부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부친 고정수 씨는 평안남도 출신으로 젊은 시절 남한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비록 남북이 분단은 되었으나 민간인들은 아직 

    자유롭게 왕래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한국전쟁이 

    터지고 남북이 적대관계가 되면서 그의 부친은 사랑하는 가족과 평생 

    생이별을 해야 했다. 고성훈 씨는 이북에 두고 온 가족을  너무나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아버님의 어머님과 동생

    세 분, 그러니까 저에게는 할머님과 작은아버님, 고모님 되시는

    가족들이 이북 고향 땅에 남으셨다고 합니다. 그때는 이렇게 남북이

    아예 단절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아버님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 가실

    계획이셨다고 합니다. 잠깐 다녀온다는 게 영영 이별이 된 거지요. 

    아버님은 평생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셨습니다. TV나 

    라디오에서 북한 소식이 흘러나오면 언제나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고 

    들으셨고, 이북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곤 하셨습니다. 특히

    할머님을 너무나 그리워하셨지요.” 가족과 만날 날을 늘 꿈꿨던 그의 

    부친은 이북에서 맨 몸으로 내려와 갖은 고생을 하는 와중에도 북한의

    가족들이 통일 후 남한에 정착할 자금까지 마련해두었다.  

    

    그리고 1999년 간암으로 작고하기 전에 자녀들을 불러놓고, 50년 

    후에도 통일이 되지 않으면 이 정착금으로 후학을 길러내는 데 쓰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통일은 요원하고 북쪽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니, 아버님이 말씀하신 시기보다 조금 

    이르지만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님은 할머님의 

    존함을 따서 ‘현도장학금’을 만들라 하셨는데, 아버님이 마련하신 

    재원이니까 아버님의 존함도 함께 넣어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감사한 인연들에 기부로 마음 전해


자신은 그저 선친의 당부대로 선친의 자산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 고성훈 씨는 사실 15년 넘게 거의 매해 

연세의료원에 기부금을 보내오고 있는 든든한 후원자다.

그에게 기부는 감사한 인연들에 마음을 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2008년에는 의대 시절 담임반 스승님이 생전 재직했던 해부학교실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후원금을 보냈고, 선친의 10주기에는 선친의 생전

주치의를 담당했던 의대 동기에게 소화기내과 기부로 감사를 전했다.

또 수년 전 하늘의 별이 된 아들의 폐이식을 맡았던 흉부외과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의료진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10년

가까이 기부금을 보내기도 했다. 한 해에 약 천만 원씩 그가 꾸준히 

연세의료원에 전해온 정성은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을 포함해

총 3억 8천만 원이 넘는다.


“제가 수줍음도 많고 말주변이 없다 보니

고마운 마음을 기부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꾸준히 기부하다보니

제가 더 기쁘고 행복해지더군요.

‘주는 나의 기쁨이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더 크다’는

세브란스 씨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기쁨은 나눌수록 더욱 커집니다.

그래서 아버님이 마련해두신 장학금 재원이 고갈되더라도

제 여력이 닿는 한 오래도록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진다면


40년 넘게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있는 그에게 연세의대 

세브란스라는 이름은 평생 감사의 대상이자 자부심의 원천이다.

연세와 세브란스를 거쳐간 스승과 선배들의 발자취를 보며 그는

의술뿐만 아니라 환자 중심의 진료 방침,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

그만큼 소중한 연세의대와 세브란스이기에, 후배들이 자부심을 갖고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배워 많은 선한 일들을 이루기를 응원하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자녀를 의대 보낼 집안이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배움의 열정은 있으나 경제적 문제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염려하고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이 장학금이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추후 형편이 나아졌을 때 그 친구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다른 후배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기부에 담긴 사연,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이야기하는 고성훈 씨의 얼굴에는 선한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그가 뿌려온 나눔의 씨앗은 10년, 20년 후에 더 크고 아름다운 열매로 돌아올 것이다.





   고 성 훈


   1983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았다.

   한림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광명성애병원에서 수부 및 안면부 외상,

   피부암 및 양성 종양, 화상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최현도 고정수 장학금 2억여 원을 비롯해 연세의료원에 총 3억 8천여만 원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