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대동맥증후군 30~40%는 사망에 이르러 “골든타임 지켜야”
심장혈관외과 주현철 교수
대동맥은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대동맥은 안쪽 내막, 가운데 근육으로 이뤄진 중막, 바깥쪽 외막 등 3개 막으로 둘러싸인 튼튼한 관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대동맥도 노화되는데, 막히거나 늘어나고 찢어지며 심지어 파열되기도 한다. 이처럼 대동맥에 급성 변화와 함께 문제가 발생해 빠르게 처치해야 하는 경우를 급성 대동맥증후군(대동맥 질환)이라고 한다. △대동맥 박리(大動脈剝離ㆍaortic dissectionㆍ대동맥이 찢어짐) △대동맥파열 △ 불안정 상태의 대동맥류(大動脈瘤ㆍaortic aneurysmㆍ흉부나 복부의 대동맥이 1.5배 이상 부풀어 꽈리처럼 됨) △대동맥벽내혈종 △ 관통죽상경화성궤양(중막 안에 혈전을 유발할 수 있는 궤양이 발생)등이 대표적이다.
급성 대동맥증후군 발생하면 가슴과 복부 등의 부위가 칼로 찌르거나 도려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혈압이 유지되지 못하면 쇼크와 함께 의식소실도 발생할 수 있다. 혈액 흐름이 끊겨 쇼크나 급성 심근경색·뇌졸중·신부전·간부전 등이 발생한다.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다리에 괴사가 생기기도 한다. 대동맥이 찢어지면 30~40%의 환자들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바로 119로 전화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미처 병원을 찾지 못해 목숨을 잃거나 다른 질환을 의심해 검사하다가 급성 대동맥증후군 진단을 받기도 한다.
대동맥 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만 2,297명에서 2021년 3만 3,553명으로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환자의 약 65%가 65세 이상의 고령이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말초혈관이 수축한다.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혈류가 늘어난다. 이 때 좁아진 혈관에 혈액에 많이 공급되면서 대동맥 압력이 높아진다. 고령으로 대동맥 벽이 노화되면 압력을 견디는 힘이 떨어져 급성 대동맥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급성 대동맥 증후군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흡연이나 과음,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도 발병 원인이다. 그래서 저지방이나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생활,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족 중 급성 대동맥증후군 환자가 있으면 발생 위험이 20% 높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필수다.
대동맥류로 확진되면 대동맥이 파열되기 전에 시술이나 수술을 시행한다. 대동맥이 팽창하더라도 5㎝를 넘지 않으면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CT 검사를 통해 경과를 지켜보면서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에 초점을 둔다. 약물 치료도 병행할 수 있다.
대동맥류라면 부풀어 오른 대동맥을 잘라내고 인조 혈관으로 대체하는 ‘인조 혈관(vascular graft) 치환술’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환자 상태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교체 수술 대신 스텐트(금속망)로 이뤄진 인조 혈관을 문제된 대동맥 속에 집어 넣는 ‘스텐트 삽입술(시술)’을 제한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시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스텐트를 장착하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적고, 시술 시간과 입원 일수를 줄일 수 있다. 상행 대동맥에 대동맥류가 발생하면 시술하지 못하고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과 시술의 장담점을 고려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동맥 박리나 대동맥파열이면 골든타임 안에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다. 대부분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동맥류도 크기가 5㎝ 이상이거나 5㎝ 이하이더라도 크기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면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하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대동맥 클리닉은 정확성과 신속성, 전문성을 모두 갖췄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심장혈관외과와 심장내과, 영상의학과 전문 교수들이 대동맥전담팀을 이뤄 24시간 상주하면서 협진해 정확히 진단하고 대동맥 시술이나 수술을 신속히 진행한다. 또 정기적으로 다학제 회의를 열어 급성 대동맥증후군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법을 고안해낸다.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대동맥류 수술 겸험과 함께 널리 활용되고 있는 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해 2022년 4,0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최근 대동맥 수술의 성적은 급성 대동맥 박리 수술 사망률 및 합병증 발생률도 5% 이하로 떨어뜨려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동맥류 환자의 75%에 해당하는 복부 대동맥류 수술도 98%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주현철 교수 프로필]

